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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대만, 하나의 섬

본성인과 외성인—역사가 만든 갈등, 그리고 화해의 길오늘날 대만(타이완)을 떠올리면, 첨단 IT, 활기찬 민주주의, 다양하고 열린 사회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그 겉모습 아래에는 깊은 역사적 갈등과 상처가 흐르고 있다. 바로 ‘본성인(本省人, benshengren)’과 ‘외성인(外省人, waishengren)’의 문제다. 두 집단의 기원—본성인과 외성인본성인이란, 대만에 수백 년 전부터 정착해 살아온 한족(주로 푸젠, 광둥 출신)과 대만 원주민 후손을 포함한다. 17세기 이후, 명·청 시대를 거치며 대만에 정착한 이들은 일본 식민지(1895~1945)를 함께 경험했고, 일본어·일본식 교육·문화에도 깊이 노출됐다.외성인은 1945년 이후, 특히 1949년 중국 내전(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하며 대만으로..

History 2025.07.27

식민지 경성, 두 세계가 부딪힌 도시

일제강점기 일본인 사회와 조선인 독립운동가의 갈등과 교류1920~30년대 경성(현 서울)은 두 세계가 겹쳐 살아 숨 쉬는 도시였다. 한편에는 일본인 관료, 기업인, 군인, 그리고 가족들로 이뤄진 식민지 권력자들의 사회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억압받는 조선인, 그리고 그 한복판에서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키던 지식인, 노동자, 학생들이 있었다. 일본인 사회—식민 지배의 일상과 특권한반도에 정착한 일본인 사회는 1910년대부터 꾸준히 성장했다. 1930년대엔 경성 인구의 약 15%가 일본인이었고, 평양, 부산, 신의주 등 각지에도 일본인 거주지가 따로 조성됐다.경성 중심가엔 일본인 전용 학교, 신사(神社), 백화점, 우체국, 전차, 병원 등 최신 시설이 들어섰다.이들은 조선인보다 더 좋은 주거지, 급여, 치안..

History 2025.07.27

그림자 속의 제국

홍방(洪幇), 삼합회, 그리고 동아시아 범죄 네트워크의 역사오늘날 ‘마피아’ 하면 이탈리아를 떠올리지만, 동아시아에도 오랜 전통의 거대 범죄조직들이 있다. 중국의 ‘홍방(洪幇)’과 ‘삼합회(三合會, Triad)’는 단순한 깡패 집단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태어나 암암리에 동아시아 전역을 연결한 ‘그림자 제국’이었다. 비밀결사로 출발한 ‘홍방’과 삼합회홍방(洪幇, Hongmen), 혹은 삼합회는 17~18세기 청나라 때 등장한 비밀결사(Secret Society)에서 시작되었다.초기의 목적은 ‘의(義)’를 추구하는 민간 자치와, 만주족이 세운 청 왕조에 맞서는 ‘반청복명(反淸復明)’ 운동이었다.사형제(四兄弟) 의식을 치르고조직원 간 철저한 비밀유지,상호 지원과 보호,의리와 복수를 강조이런 면..

History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