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지마를 통해 흐른 동서양의 만남과 작은 국제도시의 삶오늘날 일본의 서쪽 끝, 규슈 나가사키. 이곳은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일본이 ‘쇄국(鎖国)’이라는 두터운 벽을 친 시절에도 유일하게 세계와 소통하던 창(窓)이었다. 나가사키는 단순한 항구가 아니라, 동아시아와 서양, 그리고 일본 내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살아 숨 쉬던 국제무역항이었다.그 중심에는 조그만 인공섬—데지마(出島)가 있었다. 왜 일본은 문을 닫았는가? 그리고 왜 나가사키였는가?에도 막부는 1630년대, 기독교 포교와 외세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쇄국 정책을 단행한다. 전국의 항구가 봉쇄되고, 외국과의 공식 교류는 나가사키로 한정됐다. 나가사키는 지리적으로 대륙과 가깝고, 일찍부터 중국·포르투갈 상인들이 드나들던 무역의 중심지였다.이곳에서만..